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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평가가 단순한 결과의 수집을 넘어서, 효과적인 교육 운영과 개선을 위한 지침으로 작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의사결정모형은 매우 중요한 평가 접근 방식입니다. 지금부터 의사결정모형의 개념, 주요 이론가들의 모델, 그리고 실제 교육현장에서의 응용 사례를 다채로운 방식으로 풀어보려 합니다.

     

     

    의사결정모형

     

     

     

     

    의사결정모형의 개념과 평가 패러다임의 전환

     

    교육평가에서 '무엇을 평가할 것인가', '왜 평가하는가', '평가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단순히 측정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 운영에 대한 중요한 결정의 기초가 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의사결정모형(Decision-Oriented Evaluation Model)은 다른 평가 모형과 구별되는 독특한 위상을 지닙니다. 이 모형은 평가를 통해 의사결정자—예를 들어 교사, 학교 관리자, 교육 정책 결정자 등—가 교육과정이나 프로그램에 대해 정보에 근거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둡니다. 의사결정모형은 전통적인 평가 모형, 즉 목표달성 중심의 평가가 가지는 한계를 보완하고자 등장했습니다. 단순히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 전반의 흐름 속에서 어떤 판단이 필요한지를 기준으로 평가의 목적과 내용, 방법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이는 교육이라는 복합적인 시스템 내에서 평가가 수행해야 할 역할이 단지 성과 측정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결정 과정에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까지 확장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이 모형은 특히 교육의 기획, 실행, 검토, 수정 등 전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교육 프로그램을 새롭게 도입할지를 판단해야 하는 경우, 기존 프로그램의 효과성, 대상 학습자의 특성, 자원 배분 상황 등을 분석하여 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때 평가자는 다양한 데이터 수집 도구(설문, 면담, 관찰, 문헌 분석 등)를 활용해 의사결정자에게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보다 명확한 선택을 유도하는 촉매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한 '결과 확인'이 아닌 '의사결정 지원'이라는 본질을 강조하며, 교육에서의 평가를 일회성 행위가 아닌 지속적인 품질 관리 도구로 탈바꿈시킵니다. 이는 또한 평가를 통해 교사와 교육 정책가가 어떻게 전략적으로 행동할 것인지에 대한 지침을 제공함으로써, 실질적인 교육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합니다.

     

     

     

    의사결정모형의 유형과 주요 학자들의 이론

     

    의사결정모형은 그 자체로 다양한 하위 유형과 학문적 전개를 이루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이론가로는 다니엘 스터플빔(Daniel L. Stufflebeam)이 있으며, 그의 CIPP 모형은 의사결정모형의 고전이라 불릴 만큼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CIPP는 Context(맥락), Input(투입), Process(과정), Product(산출)의 네 가지 평가 범주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단계는 특정한 의사결정의 순간에 해당하는 평가를 목적으로 합니다. 먼저 'Context 평가'는 교육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환경이나 배경을 분석함으로써 프로그램 도입의 필요성을 검토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즉, 어떤 교육적 문제가 존재하는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자원이 필요한지를 파악하게 됩니다. 다음으로 'Input 평가'는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자원과 전략이 필요한지를 분석하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다양한 교육 자료, 인적 자원, 시간과 예산 배분 등을 평가함으로써 실행 가능성을 타진합니다. 세 번째는 'Process 평가'로, 실제 교육이 진행되는 과정을 점검하여 계획대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지,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실시간으로 진단하는 기능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Product 평가'는 프로그램의 성과와 영향을 분석하는 것으로, 교육적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되었는지를 확인합니다. 이처럼 CIPP 모형은 교육 프로그램의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며, 평가의 방향성을 의사결정의 흐름에 따라 구조화한 매우 실용적인 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스크리븐(M. Scriven)의 '총괄평가(Summative Evaluation)'와 '형성평가(Formative Evaluation)'도 의사결정모형과 관련 깊습니다. 형성평가는 교육 프로그램의 진행 중에 발생하는 의사결정을 지원하며, 총괄평가는 프로그램 종료 후의 판단에 사용됩니다. 이러한 개념은 평가가 언제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제공해야 할 정보의 유형도 달라진다는 점을 시사하며, 평가자에게 시간적 전략도 요구합니다. 따라서 의사결정모형은 다양한 이론과 실천 방식을 통해 발전해왔으며, 실제 현장에서는 하나의 이론만으로 적용되기보다는, 교육 상황에 따라 여러 모형이 통합되어 활용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평가가 의사결정의 흐름에 얼마나 정밀하게 부합하고 있는지이며, 이는 평가 설계자가 얼마나 상황을 잘 읽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교육현장에서의 실제 적용 사례와 기대 효과

     

    의사결정모형이 실제 교육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이해하려면,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살펴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한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면서 새롭게 도입한 '융합 프로젝트 수업'의 효과성을 검토하고, 다음 학기에 확대 운영할지를 결정하려고 합니다. 이때 단순한 만족도 조사만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교사는 CIPP 모형에 따라 평가를 설계합니다. 먼저 Context 평가를 통해 학생들이 기존 수업에서 느꼈던 흥미도, 참여도, 학습 스트레스 등을 조사하고, 융합 프로젝트 수업의 필요성을 도출합니다. 이어서 Input 평가에서는 수업에 투입되는 교사 수, 예산, 교구 준비 상황, 시간표 배치 등을 분석해 실행 가능성을 따집니다. 수업이 시작된 후에는 Process 평가를 통해 실제 수업이 계획대로 진행되는지,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지, 수업 중 문제점은 없는지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기록합니다. 마지막으로 Product 평가에서는 학생들의 결과물, 자아효능감 변화, 협동 학습 능력 등을 측정해 수업 효과성을 검토합니다. 이처럼 의사결정모형은 프로그램 도입 전, 중간, 후 모두에서 평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우 유연하며 실용적입니다. 또한, 교사나 관리자 입장에서 '단계별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추상적인 평가 결과보다 훨씬 구체적인 의사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업 확대 여부, 교사 재배치, 예산 증액 여부 등의 결정을 내리는 데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접근은 단지 행정적 판단에만 유용한 것이 아닙니다. 교사 개인의 수업 역량 강화, 교육청 차원의 정책 개선, 학교 전체의 교육 방향 설정 등 다양한 수준에서 전략적인 방향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교육 평가가 교육의 한 축으로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사결정모형의 가치는 앞으로 더욱 강조될 것입니다.

     

     

     

    결론

     

    의사결정모형은 평가를 단순한 결과 확인의 도구가 아니라, 교육적 방향 설정을 위한 핵심 정보 제공 체계로 바라보게 합니다. 평가자와 의사결정자 간의 연결 고리를 형성하며, 실질적인 변화와 개선을 유도할 수 있는 구조적 틀을 제공합니다. 특히 CIPP 모형을 중심으로 다양한 평가 전략이 전개되며, 교육 현장의 복잡성과 현실성을 반영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앞으로의 교육에서는 이처럼 정보 기반의 합리적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평가가 점차 중심이 될 것이며, 의사결정모형은 그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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